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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이야기

최초의 메타버스 소설은?

by 용을 꿈꾸는 미꾸라지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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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에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멘토 닐 스티븐슨이 쓴 '스노 크래시'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을 초월해서 완벽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전통은 서양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들이 우리나라를 SF 소설의 불모지로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워낙 현실적이어서 비현실적인 SF 문학은 어린이들이나 좋아하는 수준 낮은 작품으로 천대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은 15세기 초 김시습이 쓴 '금오신화'인데, 그가 쓴 단편 소설집 '금오신화'에는 만복사저포기, 남연부주지, 용궁부연록, 이생규장전 등이 실려 있습니다. 용궁부연록은 영화 아쿠아맨처럼 바닷속 용궁이 배경이고, 남염부주지는 저승이 배경이며, 취유부벽정기와 이생규장전은 살아있는 사람이 귀신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환생과 저승 이야기가 도배를 하는 요즘 웹소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판타지 문학의 전통이 서양에서 수입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 웹소설 작가들은 외국의 판타지 소설만 읽는 게 아니라 우리의 고전 소설을 통해서도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금오신화의 전통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데 17세기 후반에 쓰인 김만중의 '구운몽'은 최초의 메타버스 소설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가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경지를 뜻한다면 메타버스는 곧 '구운몽'이 되는 게 아닐까요? 구운몽에서는 성진이라는 스님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육관 대사의 심부름으로 용궁을 가게 되었고 용궁에서 성진은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오는 길에 팔선녀와 눈이 맞습니다. 이를 알게 된 육관 대사는 분노하여 성진과 팔선녀를 지옥에 떨어지게 하였고 성진은 양소유로 환생하게 됩니다. 성진이 진짜 실체일까요, 아니면 양소유가 진짜일까요? 양소유는 15세에 과거에 급제해 승상까지 오른 후 온갖 부귀영화를 누립니다. 그러다 진시황을 만나 자신이 누린 부귀영화가 한때의 꿈과 같은 것이었다며 인생 자체가 꿈과 같은 무상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그때 다시 육관 대사가 나타나고 성진을 꿈에서 깨어납니다. 이후 성진과 팔선녀는 도를 닦아 극락세계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구운몽은 완전히 열려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벼슬에 오르려 애쓰고 부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양소유가 실제의 삶 같고, 산속에서 도를 닦는 성진이 꿈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에게 선택권을 넘겨주는 것이 메타버스의 매력입니다. 구운몽의 대히트 후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소설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몽자류 소설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구운몽에 영향을 준 장자의 호접몽 우화도 있긴 합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이미 근대 소설, 그리고 SF소설의 첫 탄생인 18세기 초반의 '프랑켄슈타인'보다 먼저 현실과 초현실을 섞어 버린 소설을 내놓고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세계에 탐닉하도록 했습니다. NFT나 메타버스 등 기존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투자 상품들이 과거 우리의 전통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우리에게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K팝이나 드라마, 영화처럼 메타버스 콘텐츠도 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NFT나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이 더욱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찾기 위해 굳이 실리콘밸리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의 전통 속에서 그 뿌리를 찾는 일은 국익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효과가 분명 있다는 것입니다.

 

 

 

2023.02.23 - [메타버스 이야기] -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의 공통점?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의 공통점?

저번 시간에는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인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그래프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메타버스 대표주자의 공통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won-drag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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